땅끝
나희덕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렸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서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는 나비를 쫓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들어 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을 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하지
위태로음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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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喜德, 1966년 ~ )충청남도 논산 출신.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2001~)로 재직 중.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등단.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중. 《녹색평론》의 편집자문위원. 1998년 제17회〈김수영문학상〉, 2001년 제12회 〈김달진문학상〉, 제9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학 부문, 2003년 제48회〈현대문학상〉, 2005년 제17회〈이산문학상〉, 2007년 제22회〈소월시문학상〉, 2010년 제10회 〈지훈상〉 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부산 태종대-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