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국
최두석
유난히 뚝심 세었던 동갑내기 고종사촌 고재국은 중학교 중퇴의 학력으로 상경해 쟉크 염색기술을 배웠다. 지독한 연료 냄새에 콧구멍은 진즉 마비되고 늘 골머리가 띵하더니 상경한 지 삼 년 만에 한 모금 피를 토하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내려와서 굼뱅이로 술을 담가 먹었다. 초겨울 마람 엮어 지붕 갈때 썩은새 속에 굼실거리는 살진 굼뱅이로. 매미 유충이 굼뱅이 라던가. 농사일 뒷전에서 거들며 지내기 일 년 만에 매미 소리처럼 가슴이 시원해진 그는 다시 상경하였고 굼뱅이 술을 계속 먹으며 십여 년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쟉크 염색 공장을 차렸다. 비록 동업이지만 바야흐로 찌든 얼굴 펴지고 내 선생월급을 묻고는 미소 짖는 게 참 다행이다 싶었는데 아 그는 요즘 미칠 지경이란다. 아니 미쳐서 돌아다닌단다. 예비군 훈련간 사이 공장 들어먹고 잠적한 동업자를 찾으러.
최두석(1956년 ~ ) 전라남도 담양출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릉대학교(현 강릉원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1991~1997)를 거쳐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1997~)로 재직하면서, 계간 《실천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7년 제2회 「불교문예작품상」, 2010년 제3회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했다.
강원정선 된장마을-2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