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격
안도현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 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안도현(安度眩, 1961년 12월 15일 경상북도 예천 ~ ). 원광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당선. 1998년 제13회 소월시문학상 대상과 2002년 노작문학상을 수상. 2007년 기준으로 '시힘' 동인으로 활동, 우석대학교 문예창작학 교수로 재직중. 연어들이 번식을 위해서 바다에서 강으로 가는 과정을 배경으로 사회를 비평한 《연어》의 작가이기도 하다. 한겨레 21에 원고지,타자기,워드프로세서로 글쓰는 도구가 바뀐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요세미티공원-20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