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부부상
박재삼
흥부 부부가 박 덩이를 사이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보라.
금(金)이 문제리,
황금 벼 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방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내고
손발 닳은 처지끼리
같이 웃어 비추던 거울 면(面)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面)에 온 구슬까지를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本)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은 확실히 문제다.
박재삼(朴在森, 1933년 4월 10일 ~ 1997년 6월 8일)
일본 도쿄 도에서 태어나 네 살때 경상남도 삼천포로 이사를 와 그곳에서 자랐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수학했다.
1953년 시조 〈강물에서〉를 모윤숙 추천으로 《문예》 11월호에 발표했고, 1955년 《현대문학》에 유치환 추천으로 〈섭리〉를, 서정주 추천으로 〈정숙〉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62년에 첫 시집 《춘향이 마음》(신구문화사)을 낸 이래 시선집을 포함하여 열대여섯 권의 시집을 세상에 펴냈다.
《현대문학》, 《문예춘추》, 《삼성출판사》 등에서 일했고, 월간 《바둑》의 편집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1974년에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1997년 지병에 시달리다 향년 65세로 세상을 떠났다.
저서
《춘향이 마음》(신구문화사, 1962)
《햇빛 속에서》(문원사, 1970)
《천년의 바람》(민음사, 1975)
《어린것들 옆에서》(현현각, 1976)
《뜨거운 달》(근역서재, 1979)
《비 듣는 가을나무》(동화출판공사, 1981)
《추억에서》(현대문학사, 1983)
시선집《아득하면 되리라》(정음사, 1984)
《대관령 근처》(정음사, 1985)
《찬란한 미지수》(오상, 1986)
《해와 달의 궤적》(신원, 1990)
《꽃은 푸른 빛을 피하고》(민음사, 1991)
시선집《박재삼 시 전작선집》(영하출판사, 1994)
산문집
《슬퍼서 아름다운 이야기》(강미문화사, 1977)
《빛과 소리의 풀밭》(고려원, 1978)
《노래는 참말입니다》(열쇠, 1980)
《샛길의 유혹》(태창문화사, 1982)
《아름다운 현재의 다른 이름》(1994)
오스트리아 빈-20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