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은 너를 기다리며
마침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황지우(黃芝雨, 1952년 1월 25일 ~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이다. 생애 유년 시절 황지우(본명 황재우)는 1952년에 해남군 북일면 신월리 배다리 마을에서 태어났다. 1955년 집이 광주로 이사를 갔고, 광주 중앙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중학교 시절, 정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을 읽었고, 이 무렵부터 문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1983)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민음사, 1985) .
독도 코끼리바위-2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