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옹
보들레르
흔히 뱃사공들은 장난삼아서
크낙한 바다의 새, 산천옹을 잡으나
깊은 바다에 미끄러져 가는 배를 뒤쫓는
이 새는 나그네의 한가로운 벗이라.
갑판 위에 한번 몸이 놓여지면
이 창공의 왕은 서투르고 수줍어
가엽게도 그 크고 하얀 날개를
마치 옆구리의 노처럼 질질 끈다.
날개 돋친 이 길손, 얼마나 어색하고 기죽었는가!
멋지던 모습 어디 가고, 이리 우습고 초라한가!
어떤 이는 절뚝절뚝 날지 못하는 불구자 흉내를 낸다.
시인 또한 이 구름의 왕자와 비슷한 존재,
폭풍 속을 넘나들고 포수를 비웃지만
땅 위에 추방되면 놀리는 함성 속에
그 큰 날개는 오히려 걸음에 방해가 된다.
부산태종대-2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