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반 교과서
김명수
아이들이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
나는 물끄러미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청아한 목소리로 꾸밈없는 목소리로
‘아니다 아니다’ 하고 읽으니
‘아니다 아니다’ 따라서 읽는다
‘그렇다 그렇다’ 하고 읽으니
‘그렇다 그렇다’ 따라서 읽는다
외기도 좋아라 하급반 교과서
활자도 커다랗고 읽기에도 좋아라
목소리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고
한아이가 읽는 대로 따라 읽는다
이 봄날 쓸쓸한 우리들의 책읽기여
우리나라 아이들의 목청들이여
시인이자 아동문학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수는 1954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월식’ ‘세우’ ‘무지개’ 3편이 한꺼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월식> <하급반교과서> <피뢰침과 심장> <침엽수지대> <바다의 눈> <아기는 성이 없고> <가오리의 심해> <수자리의 노래>가 있으며, 동시집 <산속 어린새> <마지막 전철> <상어에게 말했어요>와 시선집 <보석에게>를 펴냈다.
수필집 <솔아솔아 푸른 솔아> <해는 무엇이 떠올려주나>, 동화집<해바라기 피는 계절> <달님과 다람쥐> <엄마닭은 엄마가 없어요> <바위 밑에서 온 나우리> <새들의 시간> <꽃들의 봄날> <마음이 커지는 이야기>, 번역서 <이웃들> <문신이 새겨진 개> <비둘기와 독수리> <하나님의 굴뚝새> <쥐> <에밀리> <세계의 민화>, 등이 있다.
1980년 '오늘의 작가상', 1984년 '신동엽 창작기금', 1992년 '만해문학상', 1997년 '한국해양문학상'을 받았다.
제주 분재촌-2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