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편지
1.
내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 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
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
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
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
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
안에 눈이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서울대학교 영문과및 동대학원졸업.
세련된 감수성과 지성을 바탕으로한 서정시로 문단과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즐거운편지등. 현대문학상 . 한국문학상을 수상. 황순원 아들.>
오늘도 점심식사후 시한편 써 봅니다. 제2편으로 황동규선생의 글을 서봅니다. 독수리타법으로 아주 천천히 붓으로 필사를 하듯 음미를 해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사진은 금강 갈대숲입니다. 아직 청대로 쑥쑥 자라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