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야채 같은 것
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제나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미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성미정-강원도 정선출생. 강원대학교 사학과졸. 일상의 단면들을 생생하게 포착한 시들로 사랑을 받았으며 시집으로<사랑은 야채같은 것>, <상상한 상자>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