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그 식당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백을 하던 그날 밤처럼
그냥 웃으면서 밥을 놓고 분주히 뒤돌아서는 그대
아침, 뒤주에서 쌀 한바가지 퍼 나오시던
어머니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습니다
나는 마치 밥 먹으러 온 사람처럼 밥을 먹고 나옵니다.
함민복-충북 청주 출생. 서울 예술대학 문창과 졸업.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젊은 예술가상과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문명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하여 시적 서정성을 부드러운 시어로 표현했으며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등의 시집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