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라지
김용택
나를 두고
산모퉁이 돌아가던 날
산도라지꽃 피었지요
산도라지 백도라지
내가 울던 백도라지
살다보면 서러운 이별도 있답니다
만지면 하얗게 부서지며 손끝에서 사라지는
아련한 날들
서러운 그 흰빛으로
서 있는
산도라지 백도라지
내가 울던 저 백도라지
살다보면 서러운 이별도 있답니다
너무 울어서
하얗게 너무나 울어서
산도라지 백도라지
가던 길 가지 못하고
해마다 그 자리에서
부서져
흩어지는 저 백도라지
김용택-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다. 자연을 삶의 한 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해 ‘섬진강 시인’으로 불린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경북감포-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