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 거리면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1979년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연세문학회에 입회하여 본격적으로 창작을 시작했다. 1989년 3월7일 뇌졸중으로 사망했으며 유고시집<입속의 검은 잎>이 있다. 아름다운 절망,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90년대 젊은이들의 아이콘이 되었다.
대마도 -2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