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정채봉-전남 순천의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한국동화작가로는 처음으로 작품들이 유럽 각국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동국대학교, 문학아카데미와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을 통해 후학을 길러온 교육자이기도 했다. 2001년 1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여수 향일암앞바다-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