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의 시
이해인
하늘에서 별똥별 한 개 떨어지듯
나뭇잎에 바람 한 번 스치듯
빨리 왔던 시간들은 빨리도 지나가지요?
나이 들수록 시간들은 더 빨리 간다고
내게 말했던 벗이여,
어서 잊을 건 잊고
용서할 건 용서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나야 겠어요.
목숨까지 덜어지기 전 미루지 않고 사랑하는 일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네게 말했던 벗이여,
눈길은 고요하게
마음은 따듯하게
아름다운 삶을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충실히 살다보면
첫 새벽의 기쁨이 새해에도
우리 길을 밝혀 주겠지요.
이해인-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1964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 1976년 종신서원을 했다. 성 루이서 대학 영문학과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친근한 주제와 부드러운 시선, 소박한 시어로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직지사-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