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떡국 드세요
이정록
네 살 터울 막내에게 큰애 바지를 입힌다. 세 번 접혔던 바짓단, 한 번 더 접어 올린다, 겨우내 나이테가 하나 더 그어질 것이다.
작은애도 바짓단 그득 모래와 검불을 날라 올 것이다. 보잘 것 없는 흙먼지와 낙엽부스러기가 그 나이테를 하늘 쪽으로 치켜세우는 것이다. 저 낮고 힘없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 세상 모든 아이들은 아버지와 할머니의 성근 흰머리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바닷가 모래펄에도 나이테를 쌓으며 넓어지는 것이다.
밤하늘 은하수, 그 올 풀린 바짓단은 누구의 나이테란 말인가?
이정록-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맛깔난 언어로 우리네 살림살이의 단면들을 다양하게 풀어냈다. 김수영문학상등을 수상했으며 시집으로 <풋사과의 주름살>, <정말>등이 있다.
인제 관대리-20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