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이향아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낙엽 마르는 냄새가 난다.
가을 청무우밭 지나서
상수리 숲 바스락 소리 지나서
추억이라는 말에서는 오소소 흔들리는
억새풀 얘기가 들린다
추억이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그래서 마냥 그립다는 말이다.
지나간 일이여,
지나가서 남은 일이 없는 일이여.
노을은 가슴속 애물처럼 타오르고
저녁 들판 낮게 깔린 밥 짖는 연기.
추억이라는 말에는
열 손가락 찡한 이슬이 묻어있다.
이향아-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했다. 겸손한 마음으로 담담히 생을 성찰하는 시를 썼고 <종이등 켜진 문간>, <살아있는 날들의 이별> 등의 시집을 냈다. 문학이론서도 꾸준히 발표하고 있으며 경희문학상, 광주문학상,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