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치인 눈사람
최승호
자동차는 말썽이다. 왜 하필 눈사람을 치고 달아나는가. 아이는
운다. 눈사람은 죽은 게 아니고 몸이 쪼개졌을 뿐인데, 교통사고를
낸 뺑소니 차를 원망하는 것이리라.
「눈사람은 죽지 않는단다. 꼬마야, 눈사람은 절대 죽지 않아.」
아이는 나를 빤히 쳐다본다.
「아저씨 눈사람은 죽었어요. 죽지 않는다고 말하니까 이렇게 죽
었잖아요.」
최승호-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197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대설주의보>,<그로테스크> 등이 있으며 모던하면서도 깊은 성찰을 담아낸 시를 썼다. <말놀이 동시집>등 동화작가로도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부산 영도 해안-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