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출근 하는 이에게
고두현
잊지 말라.
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
한때는 다 벽이였다는 걸.
쉽게 열리는 문은
쉽게 닫히는 법.
들어올 땐 좁지만
나갈 땐 넓은 거란다.
집도 사람도 생각의 그릇만큼
넓어지고 깊어지느니
처음 문을 열 때의 그 떨림으로
늘 네 집의 창문을 넓혀라.
그리고 창가에 앉아 바라보라.
세상의 모든 집에 창문이 있는 것은
바깥 풍경을 내다보기보다
그 빛으로 자신을 비추기 위함이니
생각이 막힐 때마다
창가에 앉아 고요히 사색하라.
지혜와 영감은 창가에서 나온다.
어느 집에 불이 켜지는지
먼 하늘의 별이 어떻게 반짝이는지
그 빛이 내게로 와서
어떤 삶의 그림자를 만드는지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에 앉아 너를 돌아보라.
그리고 세상의 창문이 되어라.
창가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
고두현-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문화, 출판 분야를 담당했고 소문난 책벌레이기도 하다. 겸손한 시선, 소박한 감성으로 세상살이의 단면을 포착한 시를 써왔다. 시와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소백산자락-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