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에 대하여 Ⅲ
박남철
1
국민학교 때 나는 학교 화장실 뒤의 콘크리트 정화조 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개 한 마리를 보았었다.
지금도 나는 그 생각만 하면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아마 그 개는 그 정화조에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또 같은 상황에서 어찌해볼 수도 없는 자신에 절망한다....
덥석 잡아서 끌어올려야 하는건데....
그러나 개는 잡는 시늉만 해도 이빨부터 먼저 드러낸다....
으르렁....
2
나는 자본주의의 정화조에 빠진 한 마리의 개다.
박남철
1953년 10월 17일 경북 영일 출생. 경희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79년 『문학과지성』에 「연날리기」외 3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82년 공동시집으로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를 간행한 이후 시집 『지상의 인간』(1984), 『반시대적 고찰』(1988), 『생명의 노래』(1992), 『자본에 살어리랏다』(1997), 『바다 속의 흰머리뫼』(2005) 등을 간행한 바 있다 첫 개인 시집 『지상의 인간』은 야유와 풍자와 욕설을 통해 세계의 비틀려 있음을 고발하고 있으며, 『자본에 살어리랏다』는 풍자와 익살을 통해 자아의 본질을 응시하고 현실을 포용하고 있다. 박남철은 기존 질서나 도덕률, 시 형식 등을 파괴하는 해체와 인용과 패러디의 시를 통해 세상에 대해 항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청송 -2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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